IT 분야 종사자로써 소회 ......... 9월 12일 '한이음' 시니어컬럼.
저는 IT 분야에 38년 종사를 해왔습니다. 소위 한국에서 " IT 1세대"라고 불리지요. 1세대라고 말하면 그 시절에 습득한 기술이나 그 시절에 했던 경험, 그 시대의 활용하고 적용했던 IT 기술을 그 사람의 평생 동안 IT경험으로 생각할 수 있으나 그렇치가 않지요.
우리나라에서 IT 역사는 그리 길지 않습니다. 1960년대 말부터 시작해서 겨우 40여년이 되었고, 그 기간 동안 IT는 1, 2, 3세대까지 지나왔으니, IT의 모든 것을 경험한 세대라고 말할 수 있습니다.
초기 대형 컴퓨터의 프로그램 개발자로부터 출발하여, 중형, PC까지의 사용과 웹(WEB), 모바일(mobile)분야까지 기술을 배우고 실현하고, 실로 빠른 속도의 기술변화에 대응하고 쉴새없이 쏟아져 나오는 새로운 공학적인 이론과 개발 방법론 및 응용 소프트웨어등을 배우고 실무에 적용해야하는 실로 숨가뿐 과정들을 경험하면서 우리나라 IT산업 전반의 변화 과정을 조명해 볼 수 있었습니다.
그 시절에 IT분야에 종사한 사람들 숫자도 그리 많지 않기 때문에 대부분은 서로 잘 알고 지내며 IT 관련 사업을 했던 기업과 종사했던 사람들의 성공과 실패 과정을 볼 수 있었습니다. 같이 일해 온 아주 가까운 지인들과 직접 선발하고 같이 근무한 직원들(약 2,000여명)의 사회적 성취 과정과 삶을 보면서 어떤 사람은 성공적인 삶을 이루었고 어떻게 지낸 사람은 ‘치명적인 실패를 하는가’ 하는 것도 지켜 볼수 있었습니다.
이제 배움의 터전인 대학을 나와서 사회생활을 시작하려는 청년들에게 특히 IT 분야를 전공한 청년들에게 정보통신 분야에서 평생을 살아온 사람으로 느끼고 경험한 몇가지 소회를 이야기 해보고자 합니다.
1970년대 초기 우리나라에서 컴퓨터를 부분적으로 활용하기 시작할 때에는 극히 소수만이 컴퓨터의 유용성을 인식했고 컴퓨터의 무궁무진한 활용 가능성을 인식했습니다. 일찍이 정부에서 그 유용성을 알고 도입해서 우리나라의 컴퓨터시대의 기반을 이끌어 주었습니다. 그 당시 고가인 컴퓨터를 도입해서 컴퓨터를 활용하도록 정책을 만드신 정책 결정자들에게 개인적으로 위대한 안목으로 우리나라 정보산업을 초석을 놓은 분들이라고 생각합니다.
직업으로 컴퓨터 분야에 종사하는 사람들도 총무처, 경제기획원, KIST같은 정부기관과 연구소 뿐이었습니다. 오랜 전통사회에서 기술자라는 신분이라 별로 인정받는 직분은 아니었지만 그래도 희소성과 미래의 직업이라는 인식들이 있었습니다. 그리고 컴퓨터 분야에서는 소위 선구자적인 역할을 할 수밖에 없었습니다.
지금은 모든 대학에서 컴퓨터관련 학과가 있고 년간 수천명의 전공자가 졸업하고 있지만 그때는 대학에도 컴퓨터를 학문적으로 배운 졸업생도 없었고 오로지 미국의 컴퓨터 메이커가 제공하는 교육을 통하여 배우고 실제 연습을 통하여 익혀가면서 공부하고 알아갔습니다. 항상 제가 일하는 컴퓨터 분야는 한국에서는 없는 것이고, 처음하는 것이고, 그래서 처음 경험을 만드는 과정이고, 세상을 이끌어가는 선도적인 직업이라는 생각을 하면서 나름대로 자부심이 있었던 것 같습니다.
초대형 컴퓨터에 뒤를 이어 세상에 처음 나온 중형 컴퓨터를 비교, 테스트해 보고, 사용해던 일 그리고 세상을 바꾸어준 세계 최초의 8비트 PC,16 비트 PC 도 직접 조작해 보고, 테스트 해보고 프로그램을 해보고 사용하게 하기도 하면서 이것이 이전에는 세상에서 없는 것이고, 우리나라에서 아는 사람이 별로 없는 것을 제가 시작하고 있다는 생각으로 스스로 고무되어 있었습니다.
1980년대 초에 앨빈 토풀러가 제3의 물결이란 저서를 통하여 미래 사회는 정보화 사회가 도래 할 것을 예고했을 때 정보시스템 분야에 종사해 온 제 자신에 자긍심이 매우 컸습니다. 정보통신이 세상의 기본적인 인프라스트락쳐가(infrastructure)되고 플랫폼(platform)이 되어 세상을 획기적으로 바꾼다는 그 어마어마한 역할을 제가 하고 있는 일이라 생각하니 정말 가슴뛰고 자랑스런 일이라고 생각했습니다.
‘피터 드래커’ 같은 세계적인 석학들은 한결 같이 미래는 정보통신을 기반으로하는 지식 기반 경제사회를 이야기했습니다. 지금은 정보통신을 기반으로 세상의 변화를 보았고 또 변화의 진행으로 체험하고 또 변화의 경과까지도 예측하고 있습니다.
오늘날은 이미 정보통신은 세상을 움직이게 하는 기본적인 사회적인 인프라스트락쳐가 되어있습니다. 그리고 무한하게 기술발전을 할 것이고 또 더 좋은 세상으로 변화시키는 시회적인 근본 도구가 될 것을 믿어 의심치 않습니다.
이 분야에 평생을 종사해 온 사람으로서 스스로 더 좋을 수 없는 일을 해 왔다고 생각합니다.
이 분야를 선택하려는 청년들에게
세상을 바꾸는 일을 할 수 있다는 꿈을 가지고,
더 많은 삶의 기회를 얻을 수 있다는 희망을 가지고,
도전하는 만큼 결과를 얻을 수 있다는 신념을 가지고
정보통신 분야에서 일하기를 지지합니다.
..................................................................................................... 2012년 9월 12일 이재 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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