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공회 서울교구 첫 여성사제 김기리

성공회 서울교구 첫 여성사제 김기리

“남성 중심적으로 짜여있는 지배구조에 여성 스스로 길들여지며, 자신의 권리를 자진 포기한다면 종교내 여성차별을 개선할 수 없습니다.” 27일 대한성공회 서울교구(교구장 정철범 주교) 사상 첫 여성사제에 오르는 김기리(30) 부제(副祭·사제가 되기 직전의 성공회 성직자)는 “앞으로 여성성직자들이 많이 나올 수 있도록 밑거름이 되겠다”고 말했다. 성공회 전체적으로 여성 신부가 나온 것은 이번이 처음은 아니나, 교구별로 독립적으로 운영되는 대한성공회 특성상 서울교구에서 처음으로 여성사제가 나온 것은 서울교구가 본격적으로 여성성직자를 인정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각별하다. 김 부제는 개신교 모태신앙을 가졌지만, 성공회의 진보적인 정신을 높이 평가한 아버지(서울대 미학과 김문환 교수)의 조언으로 성공회대 신학과에 입학, 사제의 길을 준비해 왔다. “어느 한쪽에 치우치지 않고 모든 것을 포용하며 ‘중용’을 실현하는 성공회의 가르침을 교과서로만 배우는 데 그치지 않고 직접 몸으로 부딪혀보고 싶었다”는 그의 사제가 되는 길은 순탄치 않았다. 1998년 성공회 신학대학원에 들어갔으나, 여성에게 신학을 공부하는 길은 열어놓고도 정작 성직후보자 고시에는 응시할 수 없도록 막는 이율배반적인 조치에 좌절감을 맛보았다. 김 부제는 당시 자신을 포함해 여학생 3명이 시험장에 가서 시험을 거부하며 무언의 항의시위도 벌였다고 회고했다. 김 부제는 한일 양국 성공회가 공동설립한 한일협동위원회에서 청년문화교류사업을 활발히 펼치고 있다. ◈김기리 신부님은 5월 27일 사제 서품을 받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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