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춘불패 시즌2, 기획의도를 확실히 하라

결론부터 말하자. KBS2 청춘불패 시즌2(이하 청춘불패2)는 길을 잃었다. 그리고 아직도 출구를 찾지 못해 우왕좌왕하고 있는 모습이 너무나 쉽게 드러난다. 대부도라는 섬에도착하고 그 섬에 거대한 아이돌촌을 세웠지만 그들이 그곳에서 무엇을 하는지 시청자는 알지 못한다. 아니,무엇을 하는지를 매주 보긴 하지만 그게아이돌촌과 무슨 관계가 있는지 알지 못한다. 청춘불패2가 방송될 수 있는 기반이 된, 꽤나 성공적이었던 프로그램인 청춘불패 시즌1(원 제목은 청춘불패이지만 프로그램 구분을 위해 '시즌1'이라 지칭했다. 이하 청춘불패)는 때론 그 목적이 흐려질 때도 있었지만 유치리에 기반을 두고 다양한 활동을 하였다. 그것이 프로그램을 끝까지 유지할 수 있었던 가장 큰 비결이었다. 하지만, 청춘불패2는 그것을 하지 못하고 있다.

이는 G8의 멤버인우리와 엠버, MC 역할을 했던 이수근과 지현우가 하차하면서 프로그램 구성을 다르게 한다 했을 때 대부분 예상되었던 문제점이다. 남은 G6 + MC 붐과다시 투입된 김신영으로 프로그램을 진행한다 했을 때는 크게 의문을 갖진 않았지만,매주 게스트를 초청한다 했을 때 시청자들은 불안함을 드러냈다. 차별화되지 않은, 어디서나 쉽게 볼 수 있는 그저 그런 예능프로그램으로 전락하는 것이 아니냐는, 누구나 쉽게 생각할 수 있는 걱정이었다. 특히 남자게스트가 초대되면 커플선정과 게임 그리고 함께 일하며 러브라인 등등 프로그램에서 펼쳐질 이야기들이 눈에 선했다. 그리고 그 예측은 한치도 틀리지 않았다. 아니, 오히려 최근 들어서는 청춘불패2에서 중심이 되어야 할 '협력하여 일하기'는 사라져 버리고 게임에만 집중하고 있다.

(KBS 홈페이지에서 볼 수 있는 청춘불패 기획의도(왼쪽)와 청춘불패2 기획의도(오른쪽))

청춘불패2가 흔들리는 이유는 다양하지만가장 큰 문제점은 '기획의도'에 있다.이는 KBS 홈페이지에서 찾을 수 있는청춘불패와 청춘불패2의 기획의도를 비교해 보면 쉽게 알 수 있다. 청춘불패는 기획의도가 확실했다. '직접 일구고 가꿔' '아이돌, 신 귀농일기' 등 걸 그룹 소녀들이 농촌 마을에 가서 직접 논밭을 가꾸고 생활한다는 의도가 확실히 드러나 있었다. 하지만 청춘불패2 기획의도는 그것이 없다. '한류의 아이콘에서 대국민 아이돌로 성장'하는 모습을 보여주는것이 그 의도인 듯 한데, 그것이 대부도와 무슨 상관이 있는지 그리고 대부도에서 어떤 일을 해서 대국민 아이돌이 될 수 있다는 것인지 확실히 드러나 있지 않다.

청춘불패2도 처음에는 기대를 갖게 했다. 대부도라는 섬에 맞게 바다로 나가 일을 하고 특산물이라는 포도 농사 체험도 하고 대부도에 적용할 수 있는 농작물을 찾아오기도 했다. 하지만, 부분적으로 개편이 이루어진 지금은 이런 모습을 찾아보기 어렵다. 게스트가 와서 커플선정을 하고 게임을한 뒤비빔밥을 먹는 것이 전부이기도 했고, 팀을 이뤄 추격전을 벌이다 끝나기도 했다. 마을 주민들과 어울리는 것도프로그램 초기 잠시였을 뿐지금은거의 등장하지 않는다.굳이 대부도가 아니어도 충분히 할 수 있는 게임들로만 가득 찬 것이 현재의 청춘불패2이다. 어떤 날은 강호동의 천생연분이었다가 또 어떤 날은 1박2일 혹은 런닝맨이 되어버리는 청춘불패2. 지금이라도 그 기획의도를 확실히 하여 중심을 잡아야 한다.그렇지 않으면기억에도 남지 않는,그저 실패한 '시즌2' 중 하나로만 치부되고 말 것이다.

* 글에 포함된 모든 영상캡쳐는 해당 프로그램의 제작사에 그 권한이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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