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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T

`반도체 신화` 황창규가 말하는 21세기형 기업가정신

◆ 미래기업가정신 포럼 ◆ MP3플레이어는 한국 기업이 태동시킨 제품이다. 그런데 사람들은 애플 아이팟만 기억한다. 어찌된 일일까.페이스북이 나오기 훨씬 이전에 한국에도 비슷한 서비스가 있었다. 그런데 세상 사람들은, 심지어 한국인들조차 왜 유독 페이스북에 열광한 걸까.대한민국 기술혁신을 이끌고 있는 황창규 지식경제부 R&D전략기획단장의 대답은 명료하다.기업가정신이 부족했기 때문이다."기술적으로 우리의 MP3 제품은 나무랄 데가 없었어요. 하지만 그걸 대중들에게 어필하는 것에는 성공하지 못했던 것이죠. 기술로 시장을 선도한다는 의미의 '테크놀로지 푸시Technology Push'로만은 성공할 수 없습니다. 시장과 대중의 필요를 읽어낼 수 있는 통찰력, 즉 마켓풀Market Pull이 매우 중요한데, 바로 이것이 21세기 기업가정신의 필수 요소입니다."기술은 독창적이지 않았으나, 감각적 디자인과 직관적 UI유저 인터페이스로 대중을 사로잡은 애플에서 21세기적 기업가정신을 읽을 수 있다는 설명이다.황 단장은 지난 21일 오후에 열린 '미래 기업가정신 포럼'에서 "한국이 새로운 시대의 산업을 이끌기 위해선 기업가정신의 부활이 필수적"이라며 "단순한 기업가정신이 아닌, 21세기형 기업가정신의 부활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과거 한국 경제의 견인차 역할을 했던 기업가정신은 '실패를 두려워하지 않는 도전정신'에 초점이 맞춰져 있었지만, 21세기 새로운 기업가정신은 여기에 '시장의 맥을 잘 짚어내고 앞을 내다볼 수 있는 통찰력'이 덧붙여져야 한다는 게 황 단장 주장이다.그는 삼성전자 반도체 사업을 이끌며 성공신화를 썼던 주인공이다. 한국뿐 아니라 전 세계 전자산업에서 막대한 영향력을 발휘했다.무엇보다 황 단장은 기업가정신으로 똘똘 뭉친 기업가였다. 2001년 도시바의 낸드플래시 합작 제안을 거절했던 일화가 대표적이다. 전 세계 반도체 업계를 주름잡던 도시바가 '떠오르는 샛별' 삼성전자에 조인트합작 벤처 설립을 제안했다. 다른 회사도 아닌, 메모리 최강자 도시바의 제안이었던 만큼, 이건희 삼성 회장은 일단 긍정적인 생각을 갖고 일본으로 넘어갔다.도시바와 미팅이 끝난 후 이 회장과 황 단장당시 삼성전자 메모리사업부장ㆍ사장은 도쿄 시내 '자쿠로'란 이름의 샤부샤부 식당에 모여 마지막 회의를 했다.이때 황 단장은 도시바의 제안을 거절할 것을 강력히 요청한다. "회장님, 우린 그렇지 않아도 자체 기술력으로 낸드플래시 업그레이드를 진행 중에 있습니다."이 회장이 묻는다. "우리가 자체적으로 노어도 아닌, 낸드에 '올인'하다가 낭패를 볼 우려는 없나?"당연한 질문이었다. 당시만 해도 노어 플래시가 낸드보다 우위를 점하고 있었기 때문이다. 노어는 데이터 처리속도는 빠르지만 처리 용량이 작다. 따라서 휴대폰의 소용량 핵심 데이터를 저장하는 용도로 많이 사용된다. 반면 낸드는 데이터 처리속도는 느리지만 이미지 동영상 음악 등 대용량 데이터를 저장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당시엔 스마트폰이 아닌, 단순 휴대폰피처폰 시대였던 만큼 노어 시장이 낸드를 크게 압도했다.이 회장 질문에 황 단장은 "곧 모바일 시대가 온다. 휴대폰은 단순 전화기가 아니라 각종 멀티미디어 기능을 접목한 기기로 진화할 것이다. 그러면 낸드 수요가 폭발한다. 2년만 시간을 달라. 반드시 성공시키겠다"고 답했다.그의 말대로 2년 안에 휴대폰 진화가 빠르게 진행됐고 카메라폰과 디지털카메라, MP3 등 대용량 데이터를 필요로 하는 모바일 기기가 대중화되기 시작했다. 이에 따라 낸드 시장도 노어를 따라잡고 플래시메모리의 메인 스트림으로 자리잡았다. 2000년 삼성전자의 전 세계 낸드 시장 점유율25%은 도시바45%보다 크게 뒤졌지만, 2년 후 삼성 점유율은 무려 58%로 치솟아 도시바를 압도하기 시작했고 시간이 갈수록 격차는 더 벌어졌다.도시바 제안을 거절한 것은 다름 아닌 '리스크 테이킹'위험 감수이었다. 자칫 자체 개발사업에 실패한다면 모든 책임을 황 단장이 져야 했다. 그러나 미래시장에 대한 통찰력과 실패를 두려워하지 않는 황 단장 특유의 도전정신이 성공의 원동력이 됐다. 2002년엔 이른바 '황의 법칙'으로 또 한 번 세상을 놀라게 한다. 반도체 메모리 용량은 12개월마다 2배씩 늘어난다는 '메모리 신성장론'이다.2004년엔 노어와 낸드를 하나로 합친 원낸드, 2006년엔 D램과 S램을 합친 원D램 등 퓨전 메모리를 세계 최초로 선보였다. 머지않아 퓨전 메모리 시대가 열릴 것이라던 황 단장 예언대로 최근 들어 스마트폰 시장이 본격 형성되면서 퓨전 메모리가 전성기를 구가하고 있다.황 단장은 현재 공직자지경부 R&D전략기획단장로서 제2의 인생을 살고 있다. 삼성전자 총괄 사장일 땐 삼성을 위해 일했지만, 지금은 대한민국의 미래를 위해 성장동력을 찾느라 밤잠을 못 이룬다.그는 "한국의 설비투자 증가율이 크게 둔화되고 잠재성장률도 빠르게 하강하고 있다. 독일은 히든챔피언 기업한 분야에서 글로벌 1등에 오른 기업이 1300개나 되고 미국은 300개인데, 한국은 25개에 불과하다"며 "이런 상태론 한국이 모바일 시대에 이은 스마토피아 시대에 리더가 될 수 있다고 절대 장담할 수 없다"고 말한다."스마토피아 시대엔 그야말로 창의적인 기업가정신이 필요합니다. 무조건 신기술 개발에만 몰두하는 자세에서 벗어날 필요가 있어요. 신기술 개발도 중요하지만 각 산업 분야의 기존 기술을 융합시키려는 노력이 중요합니다. IT를 중심으로 자동차, 바이오, 에너지 등 각 분야가 결합해 새로운 시장과 가치를 창출하게 될 겁니다. 이런 융합의 시대에 걸맞게 대기업-중소기업 간 종속 구조를 깨고 새로운 생태계를 다시 짜야 합니다. 한국이 좀 더 많은 히든 챔피언을 배출하기 위해선 중소기업도 자기 분야에서 충분히 대기업이 될 수 있는 구조를 만들어 가야 합니다."

대선 1차 승부처 추석 민심, 누가 웃을까
곽재원 한양대 교수(경제·과학), 안은주 제주올레 사무국장(시민활동), 정지훈 관동의대 교수(IT융합), 정재승 카이스트 교수(연구·과학), 조영달 서울대 교수(경제·교육), 이은애 씨즈 이사장(소셜벤처), 호창성 비키 창업자...

`스마트 뉴딜` 로 일자리 만들것
IT와 과학기술을 기존 산업에 접목해 질 좋은 일자리를... 산업도 IT와 과학기술과 융합하면 경쟁력이 커질 수 있다면서 ITㆍ과학기술 융합을 통해 내수 활성화와... '강남스타일'은 K팝 콘텐츠 경쟁력이 IT인프라스트럭처와...

[미리 보는 인재포럼] 앤 크루거 존스홉킨스대 교수 VS 리처드 프리먼 하버드대 교수
프리먼 교수는 또 “기업은 직원들이 당장의 업무를 처리하는 데서 벗어나 새로운 생각을 할 수 있도록 시간을 줄 필요가 있다”며 “구글, 마이크로소프트, 애플, 그리고 많은 정보기술(IT) 기업들이 실제로 이렇게 했고 큰...